2007년 12월 12일
[Opera] Pier Luigi Pizzi의 La Traviata

Pier Luigi Pizzi의 La Traviata
11월 16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with Mato
꼭 이렇게 써야 한다. "피에르 루이지 피치의 라 트라비아타"라고 말이다.
오페라는 (사실 명확한 차이점을 물어보면 정확하게 답하기가 힘들지만) 뮤지컬보다 형식이 제한되어 있고, 내용 또한 그러한 경우가 많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점에 관한 링크1, 링크2) 게다가 클래식 음악과 작품의 시대적 배경에 힘입어 화려함으로 가득찬 등장 인물들의 의상과 무대로 인해 고급 예술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전혀 오페라 라는 예술 장르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그 겉모습에 비해 스토리 라인이 현대의 우리들 눈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극의 진행도 빠르지 않고, 클래식 음악과 성악에 익숙치 않은 입장에서는 곧잘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Pizzi는 바로 그러한 오페라의 장르에 모더니즘을 입힌 사람이다. 동영상에서도 보이듯이, 오페라 원작의 시대와 전혀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기본적인 스토리와 음악 및 작품 구성만 그대로 썼을 뿐 연출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전혀 다른 작품인것처럼 느껴질만큼 새로운 오페라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 첫번째는 바로 무대의 구성이다. 마치 새로 분양을 시작하는 모델 하우스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주는 화려한 무대와 인테리어,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은 무대 소품들의 배열은 우리가 오페라를 보는 것이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파격적이며, (의도된 그대로만 잘 움직여준다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성악가, 아니 배우들의 동선과 함께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게다가 무대 전체를 반으로 나누어 상반된 이미지를 표현하는 기법은 극 중에서 상징적인 이미지를 잘 드러내는 중요한 설정이기도 했다. ![]()
그리고 두번째는 시대적 배경 및 표현의 변형이다. 단순한 스토리로 인해 지루함이 느껴질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즐긴다. 오페라라는 형식 상의 이유로 인해 순수한 사랑, 지고지순한 마음 등을 그리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는 스토리에 파격적인 연출을 가미하는데, 주로 그동안 금기시되어왔던 성악가들의 자연스러운 노출, 그리고 농도 짙은 애정 씬, 향락적인 면을 순수함과 극적으로 대비시켜 관객들에게 긴장을 자아내는 방법을 쓴다. (Pizzi의 작품에 등장하는 성악가들은 노래보다는뿐만 아니라 얼굴과 몸매도 되어야 할 것 같다.) 이번 La Traviata에서도 그랬다. 1막부터 등장하는 침실에서의 농도짙은 애무씬과 2막에서 등장하는 무희들이 가슴을 드러내는 장면은 기존의 오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그런 연출이기도 했다.
사실 La Traviata 중에서 가장 유명한 '축배의 노래'는 극 처음에 등장하는 관계로,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장시간 지켜보는 것은 일부 관객들에게는 참을성을 요구하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바로 이와 같은 Pizzi가 시도한 변화 덕택에 새로운 La Traviata는 한편의 뮤지컬이나 영화를 본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로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연급으로 등장한 외국인 성악가들과 기타 조연급, 주변 인물로 등장한 국내파 들과의 조화가 부드럽게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이 눈에 종종 띄었으며 (그래서 외국인들만 등장한 별장에서의 씬이 가장 호소력이 있었다), 무대를 반으로 나눈 설정은 무대가 크기로 유명한 세종문화회관에서도 중앙에서 약간만 벗어난 좌석에서도 반대쪽 부분의 모습이 1층임에도 불구하고 반으로 나눈 벽에 가려 보이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또한 싹 바뀐 세종문화회관의 좌석 시설로도 고칠 수 없는 음향의 문제점은 여전했기에, 약간은 아쉬웠다.
직접 돈을 주고는 사서 갈 엄두가 안 날정도로 비싼 티켓을 가지고 이런 사치스런 분석을 하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극 전체적으로 만족했고, 여러 가지 매력을 가진 Pizzi Style의 Opera가 다음에 또 내한한다면 가 볼 의향이 충분한 것은 분명하다.
- <공연리뷰> 피치 연출 '라 트라비아타'
- 세종문화회관 공연 링크
-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연습장 가보니
- '라 트라비아타'는 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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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색채, 영화같은 연출
'라 트라비아타'는 뭔가 다르다
연출가 피치 두번째 방한 무대
5월 '리날도'를 들고 처음 한국을 찾았던 세계적 오페라 연출가 피에르 루이지 피치(77)가 이번에는 '라 트라비아타'를 갖고 돌아왔다. '라 트라비아타'는 원래 1840년대 파리 사교계 매춘 여성의 비극을 그린 뒤마의 소설 '동백아가씨'를 오페라로 만든 작품. 브로주아 계급의 위선과 '트라비아타(바른 길에서 벗어난 여자)'인 비올레타의 순수함을 극명하게 대비한다. 피치는 이번 무대를 파리가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던 1940년대로 바꿨다. 그만큼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연출이 가능해졌다.
6일 기자간담회에서 피치는 "단순하고 정돈된 선과 무대는 기존의 정열적이고 화려함 '라트라비아타'와 큰 대조를 이룰것"이라고 자신했다. 무대장치와 연출, 지취자와 무대의상 등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극장에서 올랐던 그대로다.
"비올레타는 깨지기 쉽지만 강하고 진실한 사랑을 믿는 인물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죽음을 맞지만 위선적인 삶을 이어가는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고통에서 해방되고 구원을 받지요"
피치는 "전쟁 중의 삶은 내일을 모른채 하루 하루 사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전쟁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보려고 놀고 즐기는데 몰입하게 된다. 이런 긴장감을 작품에 반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현대의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고록 시대적 배경을 현대 비교적 가깝게 바꾸되 원작의 상황에 맞는 시대를 설정한 이다.
"비올레타가 죽음을 맞는 이유인 폐결핵도 1940년대 젊은이 들에게 흔한 병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봤던 영화속 젊은 여배우가 결핵으로 사망했다는 얘기를 어머니가 읽어준 신문 기사를 통해 들었던 기억도 있죠."
이번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하는 비올레타 역의 이라나 룽구, 엘레나 로씨, 알프레도 역의 제임스 발렌티와 안드레아 카레는 비교적 젊고 외모가 뛰어난 성악가로 유럽 무대의 최신 트렌드를 보여준다. 피치는 이에 대해 "라 트라비아타가 처음 베니스에서 공연 됐을 때 관객들이 야유를 보냈다. 나는 당시 뚱뚱한 성악가가 맡았던 비올레타가 폐결핵으로 죽는다는 설정 자체가 극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고 생각했다. 시각적으로 신뢰를 줘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해 "전반적으로 영화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1막 장면에서 비올레타의 방과 외부 공간을 양편에 배치해 무대를 분할한 이유에 대하 "한쪽에서는 사랑이 불붙고 다른 쪽에서는 위선적인 면을 대비해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올레타가 죽음을 맞이할 때 방밖 테라스로 나가는 연출 설정과 관련해서는 "고독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비올레타의 주위에 사람은 많았지만 그녀는 혼자였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두번째로 한국 무대에 서는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마르코 잠벨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전통은 알아둬야 하지만 되풀이 할 필요는 없다"고 피치의 감각으로 빚어진 프로덕션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러시아 출신 20대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는 "한국 무대 데뷔를 중요한 프로덕션의 비올레타 역으로 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피치의 후계자격인 협력 연출가 마시모 가스파론은 "신선한 라 트라비아타가 될 것"이라며 "평범한 오페라가 아닌 영화같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는 이번 작품을 색채를 중심으로 꾸렸다. 그는 "매 장면 강렬한 색채를 담을 것"이라며 "조명의 그림자까지 색으로 바꿔 인물의 심리와 음악, 무대를 연결했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이 숨을 거두는 극적인 장면에서 파란색을 사용하기도 하는 반어적인 표현은 건축과 극장의 원리를 뛔뚫는 피치의 재능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라스칼라 로마,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프랑스 바스티유 극장에서 500여 편의 오페라를 연출한 경력의 피치는 무대 의상은 물론 소품 하나까지 직접 디자인하는 연출가로 유명하다. 특히 마지막에 모든 출연자들이 손을 잡고 한줄로 뛰어나오는 커튼콜은 '피치 스타일'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5월 한국에서 초연한 독특한 색채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18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02-587-1950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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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12/12 18:53 | 문화소비자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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