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27일
미국의 역사를 새로 쓸 2008년
Presentation의 역사는 Steve Jobs 이전과 이후로 나뉠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만큼, 그의 PT는 이제는 Business Presentation의 교과서가 되었다.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 상식을 깨는 그만의 파격적인 복장과 설정, 대중과의 교감을 이끌어낼 만한 효과적인 시각자료 활용까지. 하지만, 이러한 그만의 방식은 Presentation의 기본을 지키는 전제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Presentation의 효과적 전달은 시각적 효과가 55%, 청각적인 부분이 38%, 그리고 내용이 7%를 담당한다는 UCLA의 알버트 메라비안(Albert Mehrabian) 교수의 "메라비안 법칙"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PT는 그 내용보다도 화자의 치밀한 청중 분석을 통한 종합적인 PT 기술이 좌우한다는 사실은 부인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런 면에서, PT 기술의 극치와 그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무대이자 큰 무대는 바로 선거다.
그리고 바로 지금, 2008년 미국에서는 바로 그런 두 PT 고수들의 경연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그 고수들 중 누가 이긴다하더라도 그것은 미국 대선의 역사를 다시 쓰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한 명은 Hillary Clinton이고, 다른 한 명은 Barack Obama 이다.
공교롭게도 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적이 없는 "여성"과 "흑인"이라는, 서로 맞대결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쪽으로 흡수될 수도 없는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경선 후보들이다. (이 중 누구라도 매케인을 물리치고 당선이 된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여성과 흑인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콘돌리자 라이스나 오프라 윈프리가 대통령이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일찍이 미드 시리즈물의 원조에 해당하는 "24"는 Season 1에서부터 미국이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그만큼 인종에 관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지역 갈등만큼이나 "United" States of America라는 인류 역사상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지만 매력적인 나라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면서 영원히 풀지 못할 것만 같은 숙제였다.
가장 미국적인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의 대답은 결국 "United" Nation이 아니라 미국을 유지시키는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인종의 "Uniting" Process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의 탄생부터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과 전혀 근본이 다른 것들의 조합에서부터 시작하였기에, 가장 자신들의 나라다운 것을 찾는 것이 영원한 숙제인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가장 "미국다운 것"을 지닌 "가장 미국인을 대표할만한 사람"을 위한 것이고, 미국인들 역시 그것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민주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로마의 옥타비아누스가 스스로를 "제1의 시민"이라는 뜻의 Princeps 라고 불러주기를 원했던 것과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Barack Obama는 바로 그 점을 잘 파고들어서 자신의 이미지를 가장 미국적인 사람으로 인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는 듯 하다. (공화당 후보로 일찌감치 선정된 John McCain 역시 백인들의 나라로서의 미국과 자국 영토에서의 전쟁이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기에 유난히도 전쟁 영웅이 대접을 받는 미국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국민으로서의 이미지를 수 년간 줄기차게 밀고 있다.)
* Audacity of Hope Part I/2
* Audacity of Hope Part 2/2
* 연설문 보기 Link
Barack Obama가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바로 John Kerry 상원의원(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2004년 대선 지원 유세 때부터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동부와 낭만적인 서부 중간에 위치하여 온갖 문화들이 혼합되어 있고 도시 자체도 대화재를 통해 새로 건설되었기에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항상 손꼽히는 Chicago가 속한 Illinois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그의 찬조 연설인 "The Audacity of Hope(희망의 담대함)"은 연설만 하면 표를 깎아 먹는 John Kerry의 유약한 이미지를 그나마 버텨주었던 인상적인 연설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의 연설은 다소 연약해 보이는 그의 외모를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의 힘이 넘치는 목소리와 자신감 있는 표정, 그리고 타 후보들에 비해 젊음을 강조할 수 있는 짧은 헤어 스타일을 바탕으로 강조하고픈 문구의 반복과 충분한 침묵의 사용, 그리고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어휘 구사와 논리성으로 완벽하다고 느껴질만큼의 포스를 보이고 있다.
그의 이러한 연설 능력이 정점에 달한 것은 바로 지난 주 있었던 인종 차별에 대한 그의 솔직한 고백과 다짐이 들어 있는, Philadelphia에서 있었던 "A More Perfect Union"이라는 연설이었다.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상 절대로 피해갈 수 없고, 대통령에 당선되든 안되든 그가 죽는 날까지 꼬리표로서 따라 다닐 인종에 관한 이슈는 역시 흑인인 그가 다니는 교회 주임 목사의 "God damn America" 발언으로 위기에 처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회피하거나 두리뭉실하게 덮고 넘어가는 대신 정면 승부를 택했고, 자신이 Pure Black Man이 아니고 어머니가 백인이었음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이 처한 상황(half black, half white)이 미국 그 자체를 대표하는 상황임을 부각시키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계기로 삼는 마술을 부리고 말았다. 그리고 저 연설문은 full text로, full video로 전세계에 전해지면서, Lincoln과 JFK의 그것을 잇는 역사적인 연설로, 자신을 제 2의 Lincoln, 제 2의 JFK로 어필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되고야 말았다.
* A More Perfect Union
* 연설문 전문 Link
의도하였음이 다분하지만, Lincoln이 역사에 남을 연설을 했고 묻혔던 Springfield(Prison Break에서 자신의 남동생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면서까지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여성, Caroline의 고향이기도 했다)에서 출사표를 던진 Obama. JFK가문과 오프라 윈프리, 그리고 스칼렛 요한슨까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2008 대선의 최고 스타임이 분명하다. 모든 상황과 설정이 맞아떨어지는 듯 보이는 그이지만, 하늘이 내린다는 대통령의 자리가 그에게로 향할 거라고 판단하기에 아직은 남은 계절이 2개나 있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그리고 그 첫번째 산은 John McCain보다 더 높았으면 높았지 낮을 리 없는 Hillary Clinton이다.
Hillary Clinton은 노련하다. 자서전에서도 밝혔듯이 그녀는 참으로 치밀하며 안정적이다. 심지어는 미국의 호황기를 이끌었던 미국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었던 남편 Bill Clinton보다도 안정감이 있다. 흑인들이 Obama의 편이라면, Hillary에게는 Hispanic이 있다. 그녀 역시 PT 능력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Obama와의 1 vs 1 토론에서는 오히려 최고의 검객인 Obama를 압도할만큼의 카리스마의 언변을 갖추고 있다. 다음 링크에서 "Video"를 누르면 그녀의 활약상을 고화질로 볼 수가 있다.
* Clinton, Obama debate with less finger-pointing(Link)
지금은 고인이 된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거의 같은 관상을 지녀서 여자로서는 순탄치 않은 인생이 될 수도 있었지만, 단점을 커버하는 그녀만의 끊임 없는 노력과 적절한 노하우, 그리고 運을 통해 그녀는 세계 최고의 나라를 다스리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여성이 되기 일보 직전에 있다.
그녀의 연설은 Point를 정확히 짚으면서도 그녀에게 단점이 될만한 지적에 대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을 적절히 들이밀면서 능수능란하게 피해가는 데 최고의 장점이 있다. 이러한 그녀의 임기응변 능력은 아마도 긴 시간동안 퍼스트 레이디로서 있으면서 쌓은 내공과 여러 가지 시련을 넘으면서 쌓인 담대함이 밑바탕에 있을 것이다. 웬만한 남성들은 상대도 되지 않는 그녀의 이러한 치밀함과 강인함은 종종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Hillary Clinton의 이미지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그녀의 능력은 그녀의 경력만큼이나 나무랄 데 없으며 오히려 그녀의 남편 William을 능가하는 부분도 엿보인다. 물론 사상 최초의 퍼스트 래디(First Laddie·젊은이)가 될지도 모르는 Bill Clinton의 내조 능력은 덤이 될테고 말이다. (그녀를 지지하는 청렴함의 대명사인 뉴욕 주지사였던 앨리엇 스피처의 성매매 파문이나 르윈스키 파문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Barack Hussein Obama와 Hillary Rodham Clinton의 1 Round
1 Round 승자와 John McCain의 2 Round
2008년이 끝날 때까지 (연이은 금융 위기로 명성을 구기고 있지만)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을 뽑는 이 흥미로운 대결은 눈치를 봐야하는 小國의 입장을 차치하고라도 경선부터 대선까지 2~3달에 눈깜짝할 새 끝내버리는 속전속결의 우리네 게임과는 다른 묘미가 있는 재미있는 한편의 게임임이 분명하다.
# by | 2008/03/27 18:02 | 잡설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